이 글은 GET100 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1인 사업가의 연결, AI, 시스템, 콘텐츠를 다룹니다. 원문: https://get100.co.kr/letter/vol12.html |
안녕하세요, 밤밤입니다.
웹페이지에 들어가는 "회사 소개" 글을 써주던 프리랜서 일감이 59% 사라졌습니다. 부동산 기사 작성은 52%, 번역은 23%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에 머신러닝 프로그래밍 일감은 24% 늘었고, AI 챗봇 개발은 거의 3배가 됐습니다.
코펜하겐대 사회데이터과학센터 연구팀이 프리랜서 구인공고 300만 건을 ChatGPT 등장 전후로 갈라서 분석한 결과입니다. (출처: Teutloff 외, Journal of Economic Behavior & Organization, 2025년 1월)
제 업무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업무는 사라졌고 어떤 업무는 남았습니다. 그 경계가 어디인지 찾아봤습니다.
자료를 찾고 제가 맡았던 일을 다시 뜯어봤습니다. AI가 가져간 영역은 "그냥 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은 영역은 혼자서 끝낼 수 없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
없어진 일과 늘어난 일은 정확히 갈립니다
사라진 쪽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1주에서 3주짜리 단기 프로젝트입니다.
회사 소개 글, 부동산 기사, 번역. 요구사항이 분명하고 산출물이 정해진 종류입니다.
같은 방향의 조사가 여러 곳에서 나왔습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구인공고 172만 건을 분석해서 ChatGPT 출시 7개월 뒤 자동화에 취약한 직군의 주간 수요가 21% 떨어졌다고 보고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글쓰기가 30%, 코딩이 20%, 그래픽 디자인과 3D 렌더링이 13% 줄었습니다. (출처: Imperial College Business School, 2025년 1월)
파키스탄 소프트웨어협회 보고서는 더 구체적입니다. 대형 기술기업의 신입 채용이 25% 줄었고, 22세에서 25세 개발자 고용은 2024년 이후 2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초급 프리랜서 프로젝트는 전체 공고의 15%에서 9%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출처: P@SHA, 2026년 8월)
반대로 늘어난 쪽은 AI를 다루고 판단해야 하는 직무였습니다. 없어진 쪽과 늘어난 쪽이 정확히 갈립니다.
브루킹스가 소개한 연구에는 더 뼈아픈 결과가 있었습니다. 경력이 길고 단가가 높던 프리랜서일수록 타격이 컸습니다. 연구팀은 생성형 AI가 실력 격차를 압축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출처: Hui, Reshef, Zhou, Brookings, 2025년 7월)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는 방어가 안 됩니다. 10년차와 3년차의 결과물 차이가 줄어들면, 고객은 싼 쪽을 고릅니다.
제 쪽에서도 같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겟백에는 자동화 길드가 있습니다. 클로드코드와 코덱스로 각자 반복 업무를 하나씩 자동화하고 월 1회 케이스를 나눕니다.
멤버들에게 매일 오전 10시 나가는 AI 글감도 사람 대신 에이전트가 만듭니다. 주제 한 줄만 던지고 끝나지 않습니다. 제목, 내 일에 대입하는 질문, 분야별 첫 문장 예시, 글 뼈대까지 한 세트로 나갑니다. 예전 같으면 제가 앉아서 뽑던 작업입니다.
남는 건 뾰족한 도메인 지식입니다.
"마케팅 잘해요"는 흔합니다. "F&B만 5년 해본 마케터"는 드뭅니다.
"디자이너"도 흔합니다. "의료기기 UX만 10년 판 경력"은 드뭅니다.
앞의 연구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요구사항을 글로 적을 수 있는 업무는 넘어갔고, 맥락을 알아야 판단이 서는 영역은 남았습니다.
뾰족해지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집니다
그런데 뾰족해질수록 시장이 좁아집니다. 한 명이 감당하는 폭도 같이 좁아집니다.
F&B 마케터는 개발을 못 합니다. UX 디자이너는 세무를 못 봅니다.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살아남으려면 뾰족해져야 하는데, 뾰족해지면 혼자 못 끝냅니다.
제가 최근 몇 년간 맡은 행사입니다.
한 건씩 열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사내 AI 초능력 운동회. 참여 인원 100명 규모였습니다. 저는 현장 운영과 프로그램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2만 원 상당 밀키트 100개 협찬을 붙였습니다. 프로그램을 짜는 일과 협찬사를 설득하는 일은 서로 다른 능력입니다. 협찬은 그 회사와 연결된 사람이 따로 있어서 성사됐습니다.
50만 인플루언서 커뮤니티 네트워킹 파티. 운영을 맡았고 약 400만 원 규모의 공간 협찬을 연결했습니다. 공간을 내주는 쪽 입장에서는 어떤 참석자가 오는지가 조건입니다. 그 명단을 만들 수 있는 사람과, 공간을 설득하는 사람이 같지 않았습니다.
강남 소셜링 페스타. 홍보를 자문했습니다. 강남 청년 소모임 18팀이 참여한 행사입니다. 저는 모객 구조와 콘텐츠 방향을 봤고, 현장 실행은 주최 측이 했습니다.
서초 AI페스타. 기획단으로 들어가 AI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를 섭외했습니다. 체험부스 56개, 6개 존 규모였습니다. 섭외는 제가 평소에 만나둔 인맥에서 나왔습니다. 부스 운영과 동선 설계는 다른 팀 몫이었습니다.
F&B 팝업 3회. 공동 진행했고 준비 수량이 매진됐습니다. 제 몫은 모객이었고, 제품과 현장은 파트너가 맡았습니다.
이 중에 제 전문성 하나로 끝난 행사가 없습니다. (출처: get100.co.kr 오프라인 행사 기획·운영 페이지)
제가 잘하는 것은 모임 기획입니다. 협찬 유치, 인플루언서 섭외, 홍보 콘텐츠 제작은 각각 다른 전문가의 몫이었습니다.
혼자 했으면 저 목록은 없습니다.
이게 저만의 사정도 아닙니다. Malt와 BCG가 유럽 프리랜서를 조사했더니 68%가 이미 정기적으로 다른 프리랜서와 팀을 이뤄 일하고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팀을 짜주는 경우도 있고, 프리랜서들이 먼저 뭉쳐서 함께 제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이런 형태를 프리랜스 컬렉티브라고 부릅니다. (출처: Malt·BCG 조사, Qonto 인용)
혼자 40개를 운영하는 개발자도 넘긴 것이 있습니다
혼자 다 해내는 창업가가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한 명 있습니다.
네덜란드 개발자 피터 레벨스입니다. 직원 없이 40개가 넘는 제품을 운영합니다. 2026년 3월 기준 Photo AI 하나가 월 10만 5천 달러를 냅니다. 2024년 피크에는 합산 월 42만 달러를 찍었습니다.
X @levelsio · 홈 levels.io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2014년, 27살에 한 달 수입이 500달러 안팎이었습니다. 지금 Photo AI는 4만 줄이 넘는 PHP 파일 하나로 돌아갑니다. 2025년에는 AI로 만든 비행 시뮬레이터를 라이브 방송하며 17일 만에 연환산 매출 100만 달러에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혼자 가는 방식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본인 블로그에 이렇게 써두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10억 달러짜리 회사로는 아마 절대 키우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여러 면에서 이건 이기적인 선택입니다." 출처: Pieter Levels, levels.io/diy |
본인이 한계를 적어두었습니다. 실제 운영에서도 고객 지원과 서버 모니터링은 다른 사람에게 넘겼습니다. 자금 문제 때문은 아니고 본인의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Photo AI의 GPU 서버 세팅은 AI 개발자를 따로 고용해서 했다고 본인이 적었습니다.
타율도 봐야 합니다. 그가 지금까지 만든 프로젝트는 113개입니다. 그중 본인이 실패라고 직접 표시한 것이 19개이고, 매출 기둥이라 부를 만한 것은 많아야 아홉 개입니다. 10%가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출처: 본인 공개 프로젝트 목록 "List of all my projects ever" 집계)
이 방식이 통하는 조건은 분명합니다. 제품이 코드로 완결되고, 고객이 누군가를 대면하지 않아도 되고, 실패를 100번 감당할 시간이 있을 때입니다.
그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도 외부의 손을 빌렸습니다.
그래서 뾰족한 사람끼리 엮이는 것이 자산이 됩니다
저는 오프라인 행사와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이 분야는 자동화로 닫히지 않습니다. 참가자가 와야 하고, 와서 좋아야 하고, 그가 다음 참가자를 데려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을 모으는 쪽을 택했습니다.
겟백에 들어와 있는 분들을 직군으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Microsoft MVP, Notion 공식 앰배서더, 서강대 미래교육원 겸임교수, 네이버 경제인플루언서, 성균관대 공식 취업 멘토, AI·AX 컨설턴트, 한의원 대표원장, 법학과 교수, 재즈 피아니스트, 움직임센터 대표, 링크드인 활용법 저자, 투자자문사 IB.
스물네 개 직군인데 겹치는 것이 없습니다. 전부 앞에 무엇인가가 붙어 있습니다.
이걸 관계자본이라고 씁니다. 멤버들이 졸업하며 남긴 회고를 그대로 옮깁니다.
"커피챗 11번이, 11개의 새 관계로 이어졌어요." 출처: 겟백 멤버 졸업 회고 · 링크드인 크리에이터 |
"관계자본을 맺을 수 있던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성과입니다. 실제로 제 일감을 나누면서 시간적 여유를 얻었습니다." 출처: 겟백 멤버 졸업 회고 · 재테크 크리에이터 |
"재지 않고 도와주는 관계, 언제든 이 사람이 나를 도와줄 거라는 믿음. 서로 도와주고 싶어서 안달나는 그 느낌이요." 출처: 겟백 멤버 졸업 회고 · 노션 크리에이터 |
두 번째 회고를 다시 보겠습니다. 일감을 나누면서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는 말입니다. 혼자 다 하려다 막힌 멤버가 자기 몫을 쪼개서 넘긴 결과입니다.
지금 겟백 안에서는 길드 네 개가 돌아갑니다.
링크드인 길드. 링크드인으로 이직하고, 책을 내고, 강의까지 하게 된 멤버가 이끕니다. 2주마다 온라인 피드백, 분기마다 오프라인 모임을 합니다.
수익화 독서 길드. 출판사 대표 멤버와 돈이 되는 책만 골라 읽습니다. 독후감 없이 격주로 나눠 읽고 핵심만 뽑아 바로 적용합니다.
네트워킹 길드. 분기마다 오프라인 행사를 멤버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자기 능력을 어필하고 포트폴리오를 쌓는 구조입니다.
자동화 길드. 제가 이끕니다. 각자 자기 일을 하나라도 자동화하고 월 1회 케이스를 나눕니다.
이 중 세 개는 졸업한 멤버가 직접 만들고 운영합니다. 제가 만들라고 시키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멤버가 직접 열었습니다.
댓글로 들어온 질문 세 개
이 주제를 스레드에 짧게 올렸더니 댓글이 43개 달렸습니다. 동의도 있었고 반박도 있었습니다. 반복해서 나온 세 가지에 답하겠습니다.
"뾰족한 도메인 지식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나요?"
가장 많이 나온 질문입니다. 제 답은 이렇습니다. 뾰족함은 대단한 경력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겟백 멤버 중에는 한의원을 운영하는 분이 있고, 움직임을 가르치는 분이 있고, 성교육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들도 처음부터 뾰족하지는 않았습니다. 자기가 이미 하고 있던 일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한 멤버는 졸업 회고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콘텐츠로 가치관을 바꾸려 하기보다, 나를 찾아오게 만드는 길이 더 빠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없는 전문성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있는 것을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은 어떻게 되나요?"
앞의 연구가 초급 일감이 줄었다고 말하니 불안한 게 당연합니다. 다만 같은 연구가 하나 더 말합니다. AI를 다루고 판단하는 일은 늘었습니다.
제가 보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초급 실무로 시작해서 경력을 쌓는 사다리는 좁아졌습니다. 대신 처음부터 좁게 잡고 그 안에서 사례를 만드는 쪽이 빠릅니다. 넓게 잘하는 쪽은 AI와 경쟁하고, 좁게 파는 쪽은 AI를 도구로 씁니다.
"말은 쉬움."
이 반박이 가장 아픕니다. 뾰족해지라는 조언도, 발로 뛰라는 조언도 실행 난이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다음 섹션에 제가 실제로 얼마를 쓰고 몇 번을 만났는지 적었습니다. 쉬웠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7개월에 1천만 원을 쓰고 확인했습니다
처음부터 알고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1인 사업가는 매출부터 만들려고 합니다. 저는 반대로 갔습니다. 7개월 동안 1천만 원을 직접 썼습니다. 수익을 접어두고 사람이 모이게 만드는 데만 매달렸습니다.
한 달에 커피챗을 50번 넘게 한 적도 있습니다. 매일 열 개 넘는 글을 썼습니다. 그때 저는 인맥도 팔로워도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연 모임이 600회를 넘습니다. 그렇게 모인 인연에서 의뢰가 들어왔고 협업이 시작됐습니다. 앞에서 적은 행사 목록이 그 결과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커피챗 50번이 전부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은 그냥 대화로 끝났습니다. 다만 그중 몇 번이 나중에 일이 됐고, 어느 것이 그렇게 될지는 만나기 전에 알 수 없었습니다.
정리
AI가 가져간 영역은 요구사항이 분명한 반복 업무입니다. 남은 것은 뾰족한 전문성입니다.
그런데 뾰족해질수록 옆자리가 필요해집니다. 혼자 40개 제품을 운영하는 개발자도 코드 밖은 넘겼습니다. 유럽 프리랜서 68%는 이미 팀으로 일합니다. 저는 행사 하나를 저 혼자 끝낸 적이 없습니다.
1인 사업이 안 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 다 해내던 방식이 끝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혼자 붙들고 있는 업무 중에, 다른 전문가에게 넘겼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그 사람을 이미 알고 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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